
지속가능 다이어트, 운동과 식습관의 역할
운동은 체중 감량의 주연이 아니라 빠진 살을 지키는 조연이고, 체질을 바꾸는 것은 매일의 작은 식습관입니다
헬스장을 석 달째 다니는데 체중은 그대로이고, 오히려 조금 늘었다는 상담이 진료실에서는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자신이 원래 살이 안 빠지는 체질이 아닐까 걱정합니다. 하유빈 원장이 저서 《지속가능 다이어트》에서 자세히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운동과 식습관이 다이어트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맡는지 진료실 설명 순서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운동이 살을 빼 준다는 믿음은 절반만 맞습니다
새해마다 헬스장이 붐비고, 올해는 10kg을 빼겠다며 운동을 시작하는 분이 많습니다. 운동이 몸에 이롭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심폐 기능과 근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 운동만큼 좋은 방법도 드뭅니다.
하지만 체중 감량이라는 목표 하나만 놓고 보면, 운동이 해 주는 몫은 기대보다 작습니다. 이 이야기를 처음 들은 환자분들은 대부분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그 이유를 몸의 반응부터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몸은 에너지를 아끼는 쪽으로 적응합니다
사람의 몸에는 오랜 세월 다듬어진 생존 장치가 있습니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을 거치며, 몸은 에너지를 되도록 아끼고 쌓아 두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그래서 운동으로 에너지를 많이 쓰기 시작하면 몸은 곧 에너지가 모자란다는 신호를 알아차리고, 기초대사량을 슬그머니 낮춰 절약 모드로 들어갑니다.
숫자로 바꿔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평소 하루 100만큼의 에너지를 쓰던 몸이 운동으로 130을 쓰게 되면, 몸은 앞으로 80만 쓰겠다며 알아서 씀씀이를 줄입니다. 운동을 시작하고 한두 달은 체중이 내려가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정체기에 들어서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때 많은 분이 운동 효과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몸이 새 활동량에 적응한 것입니다. 운동만으로 줄일 수 있는 체중이 1kg 안팎에 그친다는 결론을 낸 연구도 있습니다. 석 달 동안 땀을 흘린 결과가 1kg이라면 누구라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칼로리 계산이 몸에서 그대로 맞지 않는 이유
이 적응 반응은 칼로리 계산과도 이어집니다. 러닝머신에서 300kcal를 태웠으니 그만큼 빠질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몸은 그렇게 단순한 계산기가 아닙니다. 운동으로 300kcal를 썼다고 체지방이 꼭 300kcal만큼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몸이 다른 곳에서 씀씀이를 줄이기 때문입니다. 체온을 조금 낮추거나, 소화에 드는 에너지를 아끼거나, 나도 모르게 일상 활동량을 줄이는 식입니다. 운동한 날 유독 소파에서 일어나기 싫고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면, 바로 몸이 에너지를 아끼려고 보내는 신호입니다.
먹은 칼로리보다 쓴 칼로리가 많으면 살이 빠진다는 공식은 실제 몸에서 그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하유빈 원장이 《지속가능 다이어트》에서 가장 먼저 짚은 지점도 이것입니다.

운동 뒤에 따라오는 보상 심리
어쩌면 더 무서운 요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과 식사 일지를 함께 들여다보면 거의 빠짐없이 같은 패턴이 보입니다.
- 운동을 열심히 했으니 저녁에 치킨 정도는 괜찮겠다는 생각
- PT를 받았으니 단백질 보충 삼아 삼겹살 1인분쯤은 먹어도 된다는 생각
- 이번 주에 5일을 운동했으니 주말에는 좀 풀어도 된다는 생각
이것이 보상 심리입니다. 운동을 마치면 오늘 열심히 했다는 뿌듯함이 들고, 그 기분이 평소보다 더 먹게 만드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여기에 운동 뒤 분비되는 식욕 호르몬까지 겹치면 배고픔이 한층 강하게 밀려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보상으로 먹는 칼로리가 운동으로 쓴 칼로리를 훌쩍 넘는다는 점입니다. 30분을 열심히 달리면 대략 200~300kcal를 쓰지만, 치킨 한 마리는 1,500~2,000kcal 정도입니다. 맥주 한 캔에 감자튀김만 곁들여도 운동한 만큼이 금세 지워집니다.
이것은 의지력이 약해서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운동했으니 에너지를 채우라는 생존 본능의 신호가 워낙 강해서, 의지만으로는 이겨 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운동을 그만두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까지 설명하면 환자분들은 꼭 운동을 안 해도 되느냐고 되묻습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운동은 해야 하고, 다만 운동이 맡는 역할을 정확히 알고 하자는 것입니다.
하유빈 원장이 환자분들께 자주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체중은 부엌에서 줄이고, 헬스장에는 건강을 위해 가라는 것입니다. 다이어트에서 체중을 줄이는 열쇠는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있고, 운동은 빠진 체중을 유지하고 근육을 지키며 건강한 몸을 만드는 쪽을 맡습니다. 말하자면 운동은 다이어트의 주연이 아니라 꼭 필요한 조연입니다.
운동만 한 그룹보다 식습관을 바꾼 그룹에서 체중 감량 폭이 더 컸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보고돼 있습니다. 둘을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순서를 정한다면 식습관이 먼저이고 운동이 그다음입니다.

진료실에서 권하는 운동 원칙 세 가지
운동의 목표를 살 빼기에서 건강한 몸 만들기로 바꾸면 운동이 한결 즐거워집니다. 하유빈 원장이 진료실에서 권하는 원칙은 세 가지로 간단합니다.
운동은 무리 없는 강도로 꾸준히. 갑자기 매일 한 시간씩 고강도 운동을 하겠다는 계획은 오히려 말리는 편입니다. 일주일에 3~4번, 30분 걷기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강도보다 꾸준함입니다.
유산소보다 근력 운동 챙기기. 근육은 가만히 있을 때도 에너지를 씁니다. 근육량이 늘면 기초대사량이 올라가 같은 양을 먹어도 에너지를 더 쓰는 몸이 됩니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저절로 줄어드니, 근력 운동으로 이를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운동을 보상의 도구로 쓰지 않기. 내일 운동할 테니 오늘은 많이 먹어도 된다는 생각은 다이어트를 무너뜨리는 가장 흔한 패턴입니다. 운동과 식사는 서로 따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질을 바꾸는 것은 작은 식습관입니다
《지속가능 다이어트》를 쓰며 가장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다이어트가 한 달 바짝 하고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매일 반복하는 작은 습관이 쌓여 체질 자체를 바꿔 가는 과정이 다이어트입니다.
- 아침을 거르지 않기
- 보양식보다 한식 위주로 먹기
- 국물보다 건더기를 먼저 먹기
- 음료수 대신 미지근한 물 마시기
- 외식보다 집밥 챙기기
사소해 보이는 이런 변화가 하나씩 쌓이면, 몸은 점점 살이 쉽게 붙지 않는 쪽으로 바뀌어 갑니다. 하유빈 원장은 이 과정을 체질 개선이라고 부릅니다.
체질 개선이 정말 가능하냐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가능합니다. 다만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작은 습관을 매일 되풀이하다 보면 요즘 단것이 덜 당긴다거나 야식 없이도 괜찮아졌다고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고, 그때가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70점짜리 습관이 오래갑니다
진료실에서 마지막으로 꼭 드리는 당부는 100점짜리 다이어트를 목표로 삼지 말라는 것입니다. 빈틈없는 식단과 운동 루틴, 한 치도 흐트러지지 않는 생활을 목표로 잡으면, 계획이 한 번만 어긋나도 이번에는 망했다며 전부 내려놓게 됩니다.
열 번 중 일곱 번만 잘 지켜도 충분합니다. 나머지 세 번 덜 건강한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그 음식이 독이 아닌 이상 큰일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생 이어 갈 수 있는 수준의 습관, 1년 뒤에도 5년 뒤에도 자연스럽게 지킬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정리하며
- 운동을 하면 몸은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활동량을 줄이며 적응하기 때문에, 운동만으로 줄어드는 체중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 운동 뒤 보상 심리와 식욕 호르몬이 섭취량을 늘리기 쉬우니, 운동과 식사는 따로 관리합니다.
- 지속가능 다이어트의 핵심은 식습관이 먼저, 운동이 다음이며, 100점이 아닌 70점짜리 습관을 오래 이어 가는 것입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체중이 꿈쩍하지 않아 지쳤다면, 지금 하고 있는 운동만으로도 이미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식습관이라는 조각 하나를 더 맞추면 몸이 가벼워지고 컨디션과 아침 기상이 달라지는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내 식습관에서 무엇부터 바꾸면 좋을지 궁금하다면 상담에서 확인하세요.















글쓴이 하유빈 대표원장, 프로필, 최종 검토 2026년 10월 8일
본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안내이며, 시술 결과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방법은 전문의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